본격적인 여름철, 장마와 집중호우 그리고 태풍의 계절이 시작되면서 한반도에 얘기치 않는 위기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일본 원전 방사능이다. 이는 장마와 함께 집중호우, 태풍 등 일본에 영향을 미치는 재난이 발생하면 이 중 일부는 한반도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즉 일본 후쿠시마 지역에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이에 따른 방사능물질은 해수로 흘러 유입되며 그 물질이 고스란히 국내 바다로 유입될 수 있는 개연성 때문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바로 구제역 침출수다. 지난해 11월부터 올봄까지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 사태는 한마디로 ‘재앙’이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장마로 인한 침출수 유출과 지하수 오염이다. 장마철 집중호우는 빗물을 매립지안으로 들어가게 하고, 침출수가 불어나게 해 주변 땅과 하천을 오염시킬 수 있다.

또 여름철 높은 기온도 침출수에 영향을 끼친다. 사체가 부패하면 자체적으로 열이 나며 여름철 높은 기온은 묻혀 있는 사체의 부패 속도를 빨라지게 한다. 이로 인해 부피가 줄어든 공간에 사체를 덮은 흙이 내려앉게 되고 비가 오면 웅덩이처럼 물이 고여 차수막을 파손시킬 수 있다. 또 이로 인해 지하수나 하천 등 수자원이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국내를 떠들썩하게 만든 고엽제 등 유해물질도 문제다.

지난 5월 16일 미국 애리조나주의 지역방송(KPHO-TV)에서 1978년 당시 주한미군으로 근무했었던 미국시민이 출연 고엽제를 파묻었다는 증언은 국내 환경 단체를 시끄럽게 만들었다. 환경부는 ‘캠프 캐럴’ 주변에 대한 환경조사에 들어갔으며, SOFA 환경분과위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기지 내부에 대한 공동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고엽제뿐만 아니라 최근 불거진 기름유출,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 등이 계속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지금 한반도는 유해물질과의 전쟁 중이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항상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는 것이다.

<재난포커스 - 이정직기자(jjlee@di-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