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홍수, 폭설 등의 풍수해로 인한 피해 발생 시 복구비용의 최대 90%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풍수해보험이 지난 4월 1일부터 전국으로 본격 확대 시행됐다. 전국 232개지역으로 가입지역이 확대됨에 따라 보험사업자도 기존의 동부화재를 비롯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이 추가 사업자로 지정되어 재해보험사업 경쟁에 합류했다. 정부는 풍수해보험 전국 확대로 인해 가입자가 재난 피해에 대한 일정부분 책임을 부담하는 선진형 방재체계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보험사 또한 보험제도를 도입한 효율적 방재대책이라며 보험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분야로 기대가 크다.

예기치 못한 풍수해 한숨만 쉴것인가

	풍수해 쓸고 지나간 현장을 바라보는 주민의 뒷모습이 씁쓸하다

풍수해보험은 정부가 운영하는 정책보험으로써 보험가입자가 부담해야하는 보험료의 일부를 국가 및 지자체에서 보조, 저렴한 보험료로 예기치 못한 풍수해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보험이다. 기존 보험사에서 가입이 어려웠던 풍수해를 보상한다는 것으로 가입대상은 주택, 온실, 축사 등 세 종류다. 이 보험은 정부가 보험료의 61~68%를 지원하므로 가입자가 내야하는 보험료는 저렴해지며, 기초생활수급자는 최대 90%까지 정부가 보험금을 지원해준다.

풍수해보험은 소방방재청과 약정서를 체결한 민영보험사인 동부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세 곳을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하다. 시범사업 당시에는 동부화재만을 사업자로 지정했으나, 보험가입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이 추가 사업자로 지정되어 보험운영을 함께 맡게 됐다. 보험의 요율이나 특징은 3사 모두 동일하다. 특히, 자연재해대책법에 의해 선정된 재해위험지구(619개) 거주자, 재해복구기금 등 정책자금 수령자(8종) 등은 풍수해 보험의 우선 가입 대상자로 선정된다.

지역별 편차 불구, 가입자들 대부분 만족
대부분의 정책보험은 홍보부족, 주민들의 관심부족, 경제적인 부담 및 유용성 입증 곤란 등으로 판매 초기에는 가입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풍수해보험도 이러한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06년 5월, 31개 지역에 시범운영을 시작하면서 3개월이 지난 8월까지 가입률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1,2 풍수해 보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자체 보험 담당 관계자들부터 그 필요성과 효율성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각 권역별로 풍수해 보험에 대한 설명회 및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설명회, 이벤트 행사 등을 통해 풍수해보험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시범사업이 완료된 올 3월까지 가입률은 꾸준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소방방재청 재해보험팀 관계자는 “피해를 입었을 경우 즉각적인 혜택을 받는 풍수해보험의 특성으로 가입자의 80% 이상이 긍적적인 만족 의사를 표시했고, 재가입 의사도 74.4%나 보였다”면서 “가입자들 대부분이 풍수해보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험혜택 사례의 한 예로, 2006년 7월 태풍 ‘에위니아’가 덮쳤을 때 주택이 전파됐던 경북예천의 한 주민은 태풍이 오기 불과 4일전에 보험(총보험료 2만8천원, 본인부담 9천8백원)에 가입해 당시 피해에 대해 1천5백만원의 보험금을 받기도 했다. 한편, 가입률을 살펴보면 최고 가입률은 남해군으로 19.8%, 최저 가입률은 0.05%로 대전 유성구가 차지해 풍수해 경험 여부에 따라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정부가 보상할 것’이라는 고정관념 벗어라
그동안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 대한 정부의 보상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애매모호한 기준이나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피해지역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보니 주민들은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에 앞선 피해 확인을 접수시키는 일부터 쉽지가 않았다. 풍수해보험은 이러한 피해지역 주민에 대해 정확하고 신속하게 보상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가입자들은 적은 보험료만 내고 정부에서 보상하는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은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가 결정된 현재까지의 가장 큰 걸림돌은 보험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다. 매달 내는 보험료에 부담을 느끼는 주민들이 많은데다, 재해가 나면 정부에서 보상받으면 된다는 고정관념이 아직까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들로 지금까지도 전체적인 가입률은 저조한 실정이다.

보험 가입자들은 그 혜택을 경험했기 때문에 만족스러워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보험에서 내세우고 있는 혜택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 가입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풍수해보험의 고객은 전 국민이지만 주 가입층은 재해·재난 시 반복적 피해를 입고 있는 농어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이기 때문에 주변 환경적 특성상 자발적인 가입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무엇보다 꾸준한 밀착홍보가 필요하다.

실제 손해액을 기준으로 하는 보상방식 추가
풍수해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가입방식과 보상방식도 시범사업때와는 다르게 다양화 됐다. 상품 종류도 추가되어 50인 이상이 일괄 가입하는 단체가입 제도가 신설됐으며, 보상방식 또한 복구기준가의 일정 비율을 보상하는 정액급여 방식외에도 실제 손해액을 기준으로 보상받는 실손보상 방식이 추가됐다. 상품 명칭도 기존의 ‘풍수해보험’에서 ‘풍수해보험Ⅰ,Ⅱ,Ⅲ’로 바뀌었다.

특히 동산담보특별약관이 신설돼 단독주택 내의 가재도구 등 동산이 손해를 볼 때에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험가입 금액은 단독주택 보험가입금액의 10%이며 파손 정도에 따라 보험금이 차등 지급된다. 이와 함께 공동주택 손실형 상품은 보험가입금액이 20억원 이상 일 경우 가입금액에 따라 보험료가 2~23%까지 할인된다.

향후 가입 대상 확대 될 전망
소방방재청에서 보험의 활성화를 위해 주력하고 있는 것은 가입률 제고와 수혜자 확대방안 마련이다. 이를 위해 TV 광고를 제작해 전국적으로 선보이고, 보험사 및 지자체 실적에 대한 평가 인센티브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한정된 재정 여건속에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재해위험지구(619개) 거주자 및 재난지원금 등 풍수해보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책자금 수령자를 집중 가입대상으로 선정, 적극적으로 가입을 권장할 계획이다. 더불어 향후 추진되는 가입대상 시설물 확대를 대비한 대책도 마련중 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재난지원금제도는 농림·어업 분야에 한정돼 있어 소상공인 상가·공장 등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향후에는 풍수해보험 가입 대상 시설물이 기존 주택에서 건축법 제2조에서 정하는 모든 건축물로 확대됨에 따라, 이달 중에 TFT를 구성·운영하여 소상공인 상가·공장 등에 대한 풍수해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하반기 중 일부지역을 선정, 시범사업으로 추진토록 할 예정이다.

	1,2 매년 반복되는 풍수해에 대한 예방개념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 정부의 보상지원을 무작정 기대하는 것보다는 풍수해보험 혜택으로 제때에 정확한 보상을 받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음을 주민들은 알아야 한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풍수해보험관리지도를 작성한다는 계획이다. 풍수해보험관리지도는 풍수해보험 요율을 합리화하여 신뢰성을 확보하고 풍수해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수해·풍해·설해 등과 같은 재해 유형별 위험정도를 지도에 표시하는 것이다 . 이것은 미국의 홍수보험요율지도와 같은역할을 하게 된다.

다만, 미국의 홍수보험요율지도는 수해위험만을 나타내나 우리나라의 풍수해보험요율지도는 수해위험도는 물론 풍해위험도, 설해위험도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어 더욱 정밀한 풍수해위험도 분석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국민들 위한 재해보험으로 ‘이미지 메이킹’
풍수해보험이 전국 확대 실시됨에 따라 주민들을 위한 홍보 및 가입 등으로 보험사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시범사업 당시에는 동부화재 한 곳만 사업자로 선정돼 운영됐지만, 가입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효율적인 가입을 위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두 곳을 보험사업자로 추가 지정했다. 소방방재청 재해보험팀 관계자는 “보험의 전국 확대에 대비하기 위함도 있지만 사업자들 간의 경쟁원리를 도입해 더욱 효과적으로 가입을 유도하려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가입지역 확대가 올해 3월부터 시행되기로 했던 것에 대해 삼성화재 제도보험개발팀 김병준 차장은 “풍수해보험과 같은 정책성 보험은 전국적인 사업 확대를 위해 많은 조직과 인프라 등의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며 “광범위한 지역이다보니 한정된 인원으로 실무적용 과정을 준비하는데 있어 기간이 다소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풍수해보험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정책성 보험이기 때문에 보험의 요율 및 특성이 같아, 보험사에 대한 인지도 및 이미지에 따라 가입률에 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 보험사들은 가입지역에 설명회를 개최하고 보험설계사를 통한 현장중심의 홍보활동을 벌이는 등 보험가입자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현대해상 일반보험기획업무부 선성관 과장은 “풍수해보험은 정부와 국민 그리고 보험사가 서로 ‘Win-Win’할 수 있는 정책성 보험이기 때문에, 회사의 큰 수익보다는 보다 많은 국민들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가입 유도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