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식품업체에서 GMO 옥수수 ‘수입 결정’ 이후, GMO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또 다시 제기됐다. 관련업계 및 환경·소비자 시민단체들은 ‘식량난 해소를 위한 획기적 식품’이냐, ‘유전자 기술이 야기하는 식품재해’냐를 놓고 각 입장 차이를 확고히 드러내며 찬반논란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GMO 논란, 과연 안전한 것일까?

옥수수, 밀 등 국제 곡물가격의 급등과 곡물 품귀현상으로 이르면 오는 5월 유전자변형 옥수수가 국내에서 생산되는 거의 모든 과자와 음료수 등에 사용되게 된다. 대상, CJ제일제당의 신동방PC, 삼양제넥스, 두산CPK 등 국내 전분 수요량의 90%를 공급하는 4개 업체가 유전자 변형 옥수수를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전부터 끊임없는 안전성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던 유전자 변형 식품의 이러한 공식적인 수입 발표로 소비자단체 및 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질병에 강하고 생산량이 높아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에 대한 안전성이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은데다 생태계 교란 등 환경 재앙이 발생할 수도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어 수입업체들과 소비자들의 의견대립이 팽배하다. 유전자 변형 식품은 과연 지구촌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일까, 아니면 식품 및 환경질서를 어지럽히는 프랑켄푸드(franken food)일까.

GMO 옥수수 ‘수입결정’ 논란 거세질 듯
유전자변형식품(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이란 기존의 식품 종자에 유용한 유전자(병충해 저항성, 제초제 저항성 등)를 인위적으로 결합시켜 유용한 유전자 특성을 강화한 식품을 말한다. GMO 가운데 가장 먼저 상품화 된 것은 토마토로 1986년 미국의 칼진(Calgene)사에서 무르지 않는 토마토(FLAR SAVR)를 개발해 출시했다.

그 이후로 옥수수, 감자, 대두, 면실, 카놀라 등 수십여 품목이 개발되어 현재까지 미국, 일본, EU를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도 현재 GMO 식품을 먹고 있다. 우리 식탁에서 그리 낯선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두부, 콩나물, 유부, 식용유 등의 원료가 되는 콩이, 전체 수입량의 86% 정도가 유전자 변형 작물이라고 한다. 다만 우리가 이러한 사실들을 모르고 있었을 따름이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국내법상 GMO는 표시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안전청에 따르면 콩, 옥수수, 콩나물과 이를 원료로 사용한 식품 등 31개를 GMO 표시 대상 품목으로 지정해 놨다. 대신 이 중 GMO 원료가 전체의 3%를 초과하지 않거나 최종 제품에 DNA, 혹은 이로 인한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엔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1,2 GMO 개발 업체들은 "병충해에 강하고 다양한 기능 및 효능을 가지고 있는 GMO는 식량을 증대시키고, 세계적인 식량난을 해소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또한 이러한 식품의 개발은 생명공학 측면에서 볼때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GMO 식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에 따라, 유전자 변형 콩으로 만든 식용유라 할지라도 지방만 추출했을 뿐 그 성분이 함유된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표시 의무가 없어 소비자들이 알지 못했던 것. 이에 “속은기분이다. 이제까지 변종 식품을 먹은 것이냐”고 토로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지금까지 별다른 탈 없이 먹어왔으니 큰 문제가 있겠냐”고 말하며 수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로 분위기는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수입업체, 외관상 일반 식품과 별다른 차이 없어
식품제조업체 등 GMO 옥수수 수입 허용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옥수수를 비롯해 유전자 콩과 쌀 등이 일반 콩과 비교했을 때 맛, 영양분, 성분 등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각종 연구 결과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GMO에 대해 “병충해 등에 강한 농산물을 개발하고 식량을 증대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 및 효능을 가질 수 있다”며 “실명의 주원인인 비타민A 결핍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골든 라이스(Golden rice)’처럼 특정 성분을 강화해 영양가 높은 식품을 제조하고 나아가 의약품 기능까지 대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전자가 변형된 옥수수로 물엿이나 식용유 등을 만들 경우 단백질이 빠지고 당만 남기 때문에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유전자’도 검출되지 않으며, 단백질찌꺼기는 유전자변형표시 사료로 사용되므로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일부에서도 GMO가 사람에게 이렇다 할 해를 끼친다는 증거나 자료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추후 상황을 조심히 지켜봐도 될 문제를 너무 성급히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옹호자들, 식량난 해소 위한 ‘돌파구’
GMO 찬성측 입장은 세계적인 식량난을 해소하는데 획기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현재 인구 약 60억명에서 2050년이 되면 지구가 수용하는 인구는 100억명까지 늘어나고 더욱이 아프리카 등 소위 빈곤국가에서는 지금도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며 기아률은 더욱 급증할 것으로 GMO 옹호론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 유전자 조합으로 만들어진 쌀의 경우에서 보듯이 GMO는 제 3세계 국가 국민들에 절실히 필요한 비타민의 중요한 공급원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앞으로 더욱 전 인류의 식량 소비량을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할 것이고, 이러한 수많은 사람들의 먹을거리를 책임지고 대비할 수 있는 것은 질병에 강하고 생산량이 높은 GMO가 최적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식량 자립도를 높이고 생명 공학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GMO는 필수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까지 밝히고 있다. 한 대학의 유전공학 교수는 “현재 선진국에서는 유전자 공학을 이용해 의학적으로 인체에 유용한 유전자 변형 곡물이나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들의 개발력 향상은 생명공학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모두의 주장은 하나다. GMO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GMO 반대 측, “국민 건강 염려된다”
반면, GMO를 반대하는 쪽의 가장 큰 이유는 당연 ‘안전성 논란’이다. 유전자 변형 기술로 만든 농산물은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식품과 다를 바 없지만 엄연히 새로운 작물인 데다가, 그동안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고 품종을 개량하기 위해 사용되어 온 전통적 방법인 ‘육종(농장물이나 가축이 가진 유전적인 성질을 이용하여 농업에 유익한 새로운 종을 만들어 내거나, 기존의 품종을 더욱 좋게 만듦)’과는 달리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1. GMO를 반대하는 쪽에서 가장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는 반대 이유는 '안전성' 여부다. GMO가 확실하게 안전하다는 결론이 내려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번 GMO 옥수수 수입 결정은 소비자들의 생명을 기만한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GMO를 '프랑켄 푸드'라 부르며 사람을 해하는 식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 GMO의 특성으로 인해 전세계적인 고민거리인 식량난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GMO지지자들은 설명한다. 특히 기아로 허덕이고 있는 아프리카 등 빈곤 국가에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더욱이 유전자 조작에 의해 삽입된 새로운 유전자가 항상 이론대로 그 성질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고 원래 의도와는 다른 성격으로 변형, 위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들의 반대 입장은 더욱 확고하다. 일부 과학자들은 “유전자 변형은 이론이 실제와 다른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기술적으로도 정확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 “조작 과정 중 세포 자체의 엉뚱한 유전자의 발현을 유도해 미처 예상치 못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번 GMO 옥수수 수입에 대한 이유가 곡물의 국제 가격 급등이라는 점은 국민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먹거리의 안전성 문제를 외면한 것으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수입결정’을 반대하는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선진국이나 식양청에서조차도 명확하게 안정성이 규명되지 못한 현실에서 이러한 GMO 옥수수의 수입에 앞장서는 것은 윤리적으로도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정성 검증이 확인된 후에 사용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논리다.

소비자 ‘선택’ 권리 위해 GMO 표시 강화해야
또한 이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GMO에 대한 식품첨가물 표시 여부다. 설령 수입이 된다 하더라도 우리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보장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하고 있다. 모든 식품에는 첨가물 표시를 하게 되어 있는데 GMO에 대해서는 예상외로 ‘관대’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GMO는 규정에 따라 아무런 표시없이 판매할 수 있다. 유전자 변형으로 이뤄진 곡물 등으로 만든 식품에 유전자나 단백질이 남아있지 않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사먹지 않을 권리가 있는데, 지금 현 시점에서는 이 권리를 찾을 길이 없다는 것이다.

수입반대 측 소비자들은 “우리가족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소중한 음식에 유전자 변형 원료가 들어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찜찜하다”며 “표시 여부는 소비자들의 선택 권리에 있어 매우 필요한 규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도 “GMO의 사용여부를 떠나서라도, 만약의 위험을 막기 위해 GMO 표시 제도를 강화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수입옥수수 안전하다’ VS ‘불매 운동도 불사할 것’
이번 GMO 옥수수 수입 결정으로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한 찬반논란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특히 이번 옥수수 수입과 관련해, 제조업체 및 협회측은 “GMO 옥수수는 한국·미국 식품안전당국이 안정성을 승인한 종자 23가지에 국한해 수입하는 것으로 식품 안전문제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일부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안전성 문제는 확인된바 없다”고 항간의 지적들을 일축했다.

	1,2 소비자 및 환경시민단체들은 GMO수입에 대해 거센 항의를 시작했다. 집회를 열어 이번 GMO 옥수수 수입 결정에 대해 '즉각 철회'를 요구하며 불매운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또한 다른 소비자단체들과도 연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GMO 수입 반대투쟁'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의 확고한 결의에 (주)대상은 곡물원료 수급 악화가 해결되면 다시 NON-GMO를 쓸 것이라고 밝혔다. 뚜렷한 입장차로 나뉘는 GMO는 향후 과연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해 봐야 한다.

이에 대해 수입 결정을 반대하고 있는 서울환경연합, 소비자시민모임, 한국YMCA전국연맹 등은 지난달 (주)대상 앞에서 ‘수입결정’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어 수입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서울환경연합 구희숙 공동의장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대상·신동방·삼양·두산은 GMO 옥수수 수입결정을 철회하고, 식양청의 GMO 표시제의 유럽수준 강화와 안전성 대책 등의 조속한 수립을 요구했으며, 더불어 ‘불매 운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GMO 양면성에 대한 정확한 연구 시급
이번 GMO로 인한 논란은 만약 지금의 결정대로 오는 5월 국내에 들어오게 되면 더 큰 파장을 불어오게 될 것으로 예고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GMO의 안정성에 대한 정확한 판단여부는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GMO에 대한 안전성 입증이나 위해성 판단 등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없을뿐더러 지금은 그저 ‘피해를 본 것이 있다면 말해보라’는 옹호자들과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하라’는 반대자들이 서로 자기 주장을 내세우며 대립양상으로 치닫고 있을 뿐이다. 말 그대로 GMO가 사람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과학적인 증거나 자료들이 아직까지 나온적은 없으며, 사람에게 무해하다는 사실 또한 입증된 게 없다.

때문에 이 두 입장차에 중립을 지키고 있는 쪽에서는 GMO가 인류에게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하더라도 철저하게 인체에 미칠 영향을 연구해서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충분히 의학적 검토가 이루어진 것일지라도 현재의 과학 수준으로 미처 밝혀내지 못한 위험이 미래에는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사람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GMO가 이같은 양명성을 띠고 있는 만큼 향후 결과를 둘러싸고 어떤 행보와 수순을 밟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